<킹더랜드>를 보면서

우리사회에 만연된 갑질이라는 문제는 사실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 물론 간단하다고 볼 수도 있다. 그냥 생각을 상식으로 바꾸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니까. 문제는 이 상식이라는 것이 사람에 따라 다르게 설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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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킹더랜드>라는 드라마가 매우 핫하다.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모여서 재미 있는 상황 설정이나 혹은 꿈꿀 수 있는 이야기들로 채워지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더욱 커지는 듯하다.

나는 이 드라마를 보면서 새삼 우리나라의 문제를 발견하게 되었다. 한 동안 잊고 살았는데 그 잊었던 것들이 모두 되살아났다.

오래 전, 한 번은 선배가 서류 하나를 내밀면서 사인을 요구했다. 자기 선배이고 고향 선배인 어떤 사람이 큰 일을 도모하는데 그를 지지하는 사인을 하라는 것이다. 나에게만 요구한 것이 아니라 모든 주변 사람들에게 요구되는 혹은 강요되는 상황이었다. 물론 그런 상황에서 거절해도 됐다. 그리고 실제로 한참 동안 사인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다음에 따르게 될 여러 불합리한 상황들을 겪기 싫어 그냥 사인을 했다. 사인을 해 놓고 무슨 할 말이 있을까? 안 하면 되는 것을. 맞는 얘기다. 안 하면 된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우선 이런 사인을 요구하는 일 자체가 문제다. 이것은 각 개인의 개인적 성향과 판단에 따른 문제고 이 문제에 대해 이렇게 혹은 저렇게 하라고 요구하는 자체가 문제다. 아니 그렇게 요구할 생각을 하는 자체가 큰 문제다.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아야 하는 생각과 행동이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얘기를 다시 생각하면 결국 근본적으로 우리 사회에 인정할 수 없거나 또는 해서는 안 되는 생각과 행동이 존재한다는 얘기다. 그리고 실제로 이런 존재해서는 안 되는 생각이 한국 사회에 아직도 만연해 있다.

킹더랜드를 보면 이런 불합리한 혹은 비상식적인 상황들이 너무나 흔하게 보인다.예를 들자면 선배라는 이유로 후배들에게 이런 저런 일을 강요하는 일들. 더 큰 문제는 그런 상황들을 의례히 그러려니 하고 받아 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슬픈 일이다. 아직도 이런 황당한 상황이 너무나 광범위하게 한국 사회에 펼쳐지고 있다니.

이걸 한 마디로 얘기하면 어떤 의미에서든 갑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 을의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 정당하지 않은 혹은 상식적이지 않은 어떤 것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갑질을 말한다.

갑질이란 티비나 영화에서 보는 그런 것처럼 거창한 일이 아니다. 물론 거창한 갑질도 있지만 실제로 너무나 사소하면서 일상적인 갑질이 한국인의 생활에 너무나 뿌리 깊이 박혀 있다. 아주 사소한 일상의 문제부터 시작해 거창한 일까지 사회 전반에 너무 만연돼 있다. 그리고 갑질의 주체는 당연히 돈 많고 지위 높은 사람들이다. 그들이 갑이니까.

하지만 우리나라의 갑질은 비단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돈이 없고 지위가 낮은 사람은 또 상대적으로 자신보다 돈이 적거나 지위가 낮은 사람에게 갑질을 한다. 예를 들어 아파트 경비원이나 택배 기사와 같은 사람들에게 비상식적인 요구를 한다. 그래서 저 위에서 간단하게 불었던 솔바람이 마지막에는 태풍으로까지 확대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어느 한 부분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만연한 현상이라는 것이 진짜 문제다.

그리고 이 문제는 단순하게 갑질이라는 현상을 넘어 사회를 분열시키고 이간시키고 결국 파괴시킨다. 불신으로 가득 찬 사회를 만드는데 일조한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피해를 보는 것은 언제나 을이다. 법은 이들을 구제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법을 만들고 집행하는 사람들도 모두 갑질에 습관이 되어 있기 때문에 옳고 그름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니 사실 판단은 쉽다. 그냥 상식으로 판단하면 되니까. 단지 그 판단에 뭐랄까 정당함이나 이런 것이 개입되면 그렇게 판단한 사람들이 자기 부류의 다른 사람들로부터 이탈되어 흔히 얘기하는 왕따가 될 수 있고 그로 인해 결국 자기도 또 다른 갑질의 피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올바르게 판단하기를 거부하는 것이 대부분일 것이다.

물론 용기를 가지고 갑질을 거부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아직은 그 숫자가 충분하지 않다. 이처럼 자신의 자리에서 갑질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한국 사회에 필요하다. 나 편하자는 일종의 이기주의를 버리고 용기를 내는 사람들이, 그래서 그냥 상식적으로 행동하고 판단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인 사회가 되어야 비로서 살만한 세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One response to “<킹더랜드>를 보면서”

  1. Stephen Epstein Avatar
    Stephen Epstein

    The very next time I read a blog, Hopefully it does not fail me as much as this particular one. After all, I know it was my choice to read, nonetheless I truly believed you would have something interesting to talk about. All I hear is a bunch of crying about something that you can fix if you werent too busy seeking atten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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