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와 진보란 프랑스 대혁명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왕정을 무너뜨리고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했던 공화파가 좌측에 그리고 왕정을 유지하고자 했던 왕당파가 우측에 자리잡은 것에서부터 유래되었다고 한다. 즉 좌파란 현재를 거부하고 새로운 체재를 향해 나가기를 원했던 쪽이고 우파란 현재를 유지하며 앞으로 나가기를 원했던 세력을 말한다. 이런 기준에 따라 현재의 안정에 우선권을 두는 쪽을 우파, 현재를 개혁하는 변화를 추구하는 쪽을 좌파라 부른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이 좌우 구분에서 특히 좌에 매우 강력한 낙인과 같은 하나의 개념이 더 추가된다. 영국에서 공산당이 왼쪽에 자리 잡으면서 공산당이 좌파를 지칭하게 되면서 생긴 개념이다. 우리는 6.25라는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으며 공산당하면 죽일놈, 즉 좌파하면 죽일놈이 되게 되었고 필요에 따라 이 좌파라는 꼬리표를 붙여 주면 사람들을 선동하고 사냥에 나서도록 하는 매우 효과적인 개념이 되었다. 게다가 지금의 공산주의 국가는 모두 독재 국가들이니 좌파라고 낙인 찍으면 그대로 독재가 되고 죽일놈들이 되는 것이다. 좌파, 공산당, 독재, 죽일놈들 이런 개념이 동의어가 된다.
그럼 우리 나라에서 보수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우리 나라의 보수는 친일파를 뿌리로 한다. 옛말에 이런 얘기가 있다. 친일하면 3대가 흥하고 독립 운동하면 3대가 망한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실제로 현재까지 일반적인 독립운동 하던 집안 자손들은 비실거리고 있고 친일하던 놈들 자손들은 떵떵거리고 있다.
그래서 그냥 우리의 보수는 기득권을 가진 놈들이라고 보면 된다. 특히 일제 시대 친일하며 돈을 모으고 세를 모아 힘을 키운 놈들과 그 후손들이 보수이다. 친일파거나 혹은 친일파의 가치를 지지한다.
우리의 현대사는 바로 이 친일파를 깔끔하게 처단하지 못한 것과 언제나 연결된다. 우리 사회의 모든 악의 근원도 결국 여기에서 출발한다. 왜냐하면 이 일본이라는 세력이 우리의 역사를 통째로 왜곡시켜 놓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거기에 근거하면 모든 것이 통째로 왜곡되게 되고 그렇게 되면 그 왜곡을 정상이라 말하기 위해 수많은 옳지 못한 짓거리를 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즉 정당성이 없는 놈들이 힘을 가지고 자기가 정당하다고 우기는 것에 우리 문제의 근원이 내포되어 있다.
그리고 이 짓거리에서 우리의 보수와 진보가 등장한다. 보수란 이런 일본을 추종하는 세력 혹은 과거의 잘못을 바탕으로 하면서 그 잘못이 잘못이 아니라고 우기는 세력이고, 진보란 이런 보수들이 잘못됐다고 말하는 세력이다. 이렇게 간단하게 구분이 될 수 있다.
누가 문제인가? 당연히 보수가 문제이다. 그들은 정당성에 근거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보에게도 문제가 있다. 아니 그들에게 더 큰 문제가 있다.
보수는 공격당하면, 그래서 패배하면 모든 것을 잃는다. 자기가 지금까지 누리던 그 많은 것들을 잃게 된다. 그래서 그들은 아무리 사소한 공격이라도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방어하고 다시 공격한다. 그리고 이긴다. 하지만 우리의 진보는 이런 방어를 할 줄 모른다. 진보는 맨날 보수에게 나쁘다고 공격만 하던 사람들이다. 그리고 사실 대체로 별로 가진 것도 없는 사람들이다. 즉 잃어도 크게 잃을게 없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런 진보가 어느 날 힘을 가지게 되면 보수는 말 그대로 최대한의 전투력을 끌어 올려 진보를 공격한다. 그렇게 안하면 현재 자기들 위치가 위협받기 때문이다. 그렇게 공격하면 진보는 거의 예외 없이 무너진다. 왜? 자기 것을 가져본 적이 없고 특히 지켜본 기억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격이 오면 어떻게 저항할지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고 또 잃어도 별로 크게 잃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의 소위 진보라는 놈들은 힘이 없다. 대충 싸우는 척이나 하고 현재 자기가 도달한 지위나 유지하기에 바쁘다.
공수도라는 영화가 있다. 그리 훌륭한 영화는 아니다. 그런데 거기에 의미 있는 대사가 나온다. 정의 없는 힘은 폭력이고 힘 없는 정의는 무능이다. 그런데 사실 이 말은 파스칼의 팡세 Pensées 에 나온 말이란다. La justice sans la force est impuissante, la force sans la justice est tyrannique. 이게 바로 우리의 보수와 진보를 지칭하는데 너무나 잘 맞아 떨어진다. 폭력은 보수를 무능은 진보를!
한국의 앞날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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