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냄새나면 뚜껑을 덮어라

일본의 가장 대표적인 속담 중 하나는 냄새나면 뚜껑을 덮어라 이다. 문제를 해결하지 말고 피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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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 던졌던 이 질문, 누가 우리 역사의 기초를 만들었나? 그 대답을 찾아보자.

우리 역사는 일본이 조선역사를 기록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조선사편수회라는 단체로 부터 출발한다. 조선사편수회. 1900년대 초 우리 역사가 아직 정립되지 않은 것을 알고 일본이 친절하게도 우리의 역사를 대신 써 주었다. 이게 친절하다고 감사할 일인가?

역사는 교육이다. 역사는 자존심이다. 그런데 그 역사를 내 조상이 아닌 나를 침범해서 억압하고 짓누르며 목잡아 먹어 안달인 놈들이 썼다? 그리고 그 역사관이 아직도 우리가 배우고 있는 역사의 바탕을 이루고 있다?

조선사편수회에 대해 알아보자.

결국 모든 일은 3.1운동부터 시작된다.

1905년 을사늑약을 통해 우리는 국가로서의 자존심을 빼앗겼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1907년 고종은 헤이그에 밀사를 보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뜻대로 되지 않은 이유는 당연히 일본이 방해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의 방해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힘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다른 나라들이, 그것도 남들 못살게 구는 특기를 가지고 있던 제국주의 국가들이, 동양의 힘도 없고 빽도 없고 정말 쥐뿔도 없는 작은 나라인 대한제국이 뭐라고 떠든다고 들어 줄리는 없다. 당연히 약육강식은 인류역사에 언제나 존재하는 유일한 명백한 진리니까.

결국 헤이그 밀사사건으로 일본은 고종을 폐위시켰다. 고종은 이태왕이라는 명칭으로 뒤로 물러나 앉고 그 아들이 황제가 된다. 순종이다. 그리고 1910년 드디어 일본은 조선을 멸망시켰다. 한일합방이라는 이름으로. 소위 경술국치, 대일투쟁기가 시작된 것이다.

일본은 초기 데라우치라는 총독이 있었고 이후 하세가와 요시미치라는 군인놈이 총독으로 부임한후 무력통치를 실시했다. 보이는 대로 패고 때리고 죽이고… 그러다 1919년 고종이 죽게 된다.

물론 고종은 우리 역사 최악의 군주 2명 중 한명이다.

나머지 한 명은? 아들과 신하에게 까지도 그렇게도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고 전쟁에서 싸울 생각은 않고 백성은 물론 신하들까지 버리고 자기 혼자 중국으로 도망쳐 살 생각만 했고 또 귀때기가 얇아서 원균이라는 놈이 올린 편지를 보고 이순신을 치고 원균을 등용함으로써 칠천량 해전을 통해 조선 수군을 완전히 괴멸시킨 최악의 군주, 선조를 꼽는다. 진짜 둘 다 누가 더 못났다고 말할 수 없을 만큼 머저리 군주들이다.

어쨌든 1919년 고종은 이상하게 죽는다. 식혜를 마시고 갑자기 심한 경련을 일으키며 죽었고, 이빨이 모두 빠지고 혀가 닳아 없어지며 몸이 퉁퉁 부어올라 있었단다. 즉 독살이라는 것이다. 이 소식이 알려지고 이에 따라 민심이 빠르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바로 이것이 우리 대한 민족의 특징 중 하나이다. 우리는 평상시 매우 순하고 조용한 민족이다. 별로 싸움을 좋아하지도 않는다. 특히 남들에게 해코지를 하지 않는다. 그냥 내가 조금 손해보고 마는 평화로운 민족이다. 우리 5000년 역사에서 남들을 쳐들어간 경우도 매우 손꼽히도록 적었다. 물론 민족 내에서의 전쟁도 별로 없었다. 이게 조선인이다.

물론 이건 근현대사 이전에도 그랬다. 임진왜란 때도 그랬고 호란 때도 그랬고 대일투쟁기 내내 그랬다. 투쟁은 우리의 의무고 또 권리이다.

하지만 일단 한 번 불이 붙으면 정말 물불 가리지 않고 뛰어든다. 단합도 말할 수 없이 강력하다. 당연히 죽음도 두려워 하지 않는다. 이게 우리 민족의 특징이다.

어쨌든 이 고종 독살설이 퍼지고 고종의 장례날에 맞추어 3.1운동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놀란 것은 일본이었다. 일본은 아무리 사무라이들이 사람을 함부로 목을 베고 전 난리를 쳐도 아무도 우리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그게 그들의 민족성이다.

그들의 민족성은 냄새나면 그 냄새의 근원을 찾아 근원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냄새가 나면 그냥 그 뚜껑을 덮는 것이다. 즉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일단 현재 내가 있는 이 순간만 지나면 되는 것이다. 괜히 대들었다가 뒤지고 싶지 않으니까 그냥 못본척하는 것이다. 그러니 일본 사람들이 뭔가 저항하거나 대규모로 정부에 또는 사무라이들에게 대드는 일은 생기지 않는다. 이게 일본의 특성이다. 냄새나면 덮어라.

특히 일반 시민들이 일본 역사에서 정부에 항거하거나 했다는 기록은 없다. 이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일본인에게는 또 다른 그들 삶의 철칙인 자기 자리 지키기가 너무나 깊이 뿌리 박혀 있어 웬만해서는 자기 자리를 벗어나지 않는다.

내가 어느 회사 종업원이면 그냥 그 회사 사장에게 이유 없는 충성을 할 뿐이다. 죽을 일이 있으면 그냥 그 자리에서 죽는다. 아마 옛날 같으면 할복을 했을 것이다. 아마도 인류 역사에서 단 한 번도 시민혁명이 일어날 수 없는 국가를 꼽으라면 당연히 일등은 일본일 것이다.

to be continued.